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2025년 9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군 장성 800여 명을 상대로 연설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나온 발언과 국방장관의 ‘용모 단정’ 훈화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 디애틀랜틱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트럼프의 농담 같은 협박, 장성들의 "불편한 웃음"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이렇게 조용한 방은 처음 본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풀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나온 발언이 문제였습니다.
“내가 하는 말이 맘에 안 들면 나가도 된다. 물론 그러면 당신의 계급과 미래도 사라질 것이다.”
이 발언에 일부 장성들은 억지 웃음을 지었으나, WP는 이를 두고 “불편한 웃음이 나왔다(drawing uncomfortable laughter)”고 표현했습니다. 최고 통수권자의 협박성 유머가 현장 분위기를 더 경직시킨 셈입니다.
트럼프의 군 복무 경력 논란
트럼프 대통령은 고교 시절 뉴욕군사학교(NYMA)에서 훈련을 받았고, 대학 시절 잠시 ROTC에 등록했지만 결국 군 복무는 하지 않았습니다. 즉, 실제 군 복무 경험이 없는 ‘군 미필 대통령’이 장성들에게 군사적 충성심을 강하게 요구한 셈이라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미국 매체 디애틀랜틱(The Atlantic)은 “장성들이 ‘대체 최고 사령관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용모 단정' 훈화
트럼프 연설에 이어 피트 헤그세스(전쟁부 장관)가 45분간 연설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더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뚱뚱하지 않은 몸매,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이 중요하다.”
“턱수염, 긴 머리, 과도한 자기 표현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발, 면도, 기본 기준을 지켜야 한다.”
이는 사실상 ‘중대장 생활 훈화’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NYT는 “핵잠수함 지휘, 글로벌 동맹 관리, 공중 작전 지휘 같은 고도의 임무를 맡은 장성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성들의 반응: "정치적 중립"
현장에 모인 장성들은 트럼프와 헤그세스의 발언을 묵묵히 경청했습니다. 그러나 표정은 굳어 있었고, 반응은 거의 없었습니다. WP는 이를 두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군의 전통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듀크대 피터 피버 교수는 “군 장성들은 매우 어려운 고공행진을 잘 해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해외 반응과 풍자
특히 “뚱뚱한 지휘관은 좋지 않다”는 헤그세스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사진과 결합되어 풍자 소재가 되었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트럼프의 배가 나온 셔츠 차림 사진을 합성하며 아이러니를 지적했습니다.
전문가 평가
엘리엇 애커먼 (전 CIA 요원, 해병대 장교 출신): “이라크·아프간에서 싸운 고급 장교들에게는 정신 나간 모욕이다.”
엘리엇 코언 (전 국무부 고문, 전쟁사 연구자): “헤그세스는 ‘팔굽혀펴기와 턱걸이’ 같은 피상적 훈련만 바라보는 소령 수준의 시각을 갖고 있다.”
정리
이번 사건은 ▲군 미필 대통령의 협박성 발언 ▲국방장관의 생활 훈화식 지시 ▲장성들의 침묵 ▲외신의 비판적 분석이 결합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군 통수권자의 발언이 군 내부 사기와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미국 안팎에서 계속 논의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