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발길이 끊기자… ‘지상 낙원’ 사이판·괌의 몰락, 5성급 호텔도 줄폐업

🌴 “43년 만에 문 닫은 사이판의 상징”… 하얏트 리젠시 폐업 충격

한때 한국인 여행객들의 ‘지상 낙원’이라 불리던 미국령 사이판이 위기를 맞았다.
2024년, 사이판의 대표 호텔 하얏트 리젠시 사이판이 개관 43년 만에 문을 닫은 것이다.

300여 개 객실을 갖춘 이 5성급 호텔은 한때 한국인 가족 여행객과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찾던 숙소였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객실 점유율이 22%까지 추락, 결국 폐업에 이르렀다.

27년간 이곳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관광 산업이 무너지자 많은 이들이 미국 본토로 떠났다”며 “섬 경제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이판은 태교 여행, 가족 여행의 대표 휴양지였다.
2021~2022년 사이 전체 방문객의 약 80%가 한국인이었을 정도로 한국인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2024년부터 한국인 발길이 급격히 줄면서, 사이판 중심 상권인 가라판 일대 상가들이 줄폐업 중이다.
‘비빔밥’, ‘불고기’라고 적힌 낡은 한글 간판만 바람에 흔들릴 뿐이다.

현지 다이빙 명소 ‘그로토’에서 35년간 근무한 한 현지인은 “예전에는 하루 200~300명씩 한국인이 몰렸지만,
지금은 하루 20명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는 괌에도 미쳤다.
괌 투몬베이의 웨스틴 리조트 괌은 관광객 급감으로 2025년 6월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객실 424개 규모의 21층짜리 대표 리조트였지만, 더 이상 수익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북마리아나제도호텔협회(HANMI)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회원 호텔 11곳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22%로,
지난해(41%) 대비 절반 가까이 급락했다.

호텔 정상 운영에 필요한 점유율이 70~80%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관광산업 붕괴 수준에 이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사이판·괌 관광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고물가, 환율 부담, 안전 문제를 꼽는다.

사이판과 괌은 미국령 지역이기 때문에 여행 경비가 모두 달러로 책정된다.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동남아(베트남 다낭, 태국 푸켓 등)처럼
더 저렴하고 접근성 좋은 휴양지로 수요가 이동했다.

또한,

사이판에는 대한민국 영사관이 없고,
괌 영사관이 사이판을 관할하는 구조라
비상시 대응이 어렵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사이판과 괌은 오랜 기간 단일 시장(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과 시설 현대화가 늦어지면서
관광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노후화된 호텔과 상가, 낙후된 인프라가 그대로 방치됐고,
한때 ‘천혜의 자연 휴양지’로 불리던 매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지금처럼 관광산업 다변화에 실패하면
섬 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시장과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인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령 휴양지 사이판·괌이 몰락 위기에 처했다.
환율 부담, 안전 이슈, 콘텐츠 부재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지역의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인 없는 사이판·괌은 텅 빈 섬”… 관광산업 붕괴, 지상 낙원의 몰락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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